순수연습 º 창작

소회 (所懷)

by올렛 2025. 5. 7. 03:1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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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회 (所懷)

맑은 여름 밤하늘을 본 적이 있다.
아득히 먼 하늘 끝에서 서성이는 밤 별들
그 여름 밤하늘 아래서
지금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꿈을 꾸었으리라.
지금처럼 때 묻은 어른이 아니었을 그때에

또 그랬으리라
솔솔 강 물결에 어린 가로등 불빛을 보면서
연명하며 살아내는 어른인 지금에 느끼지 못하는
아른 아른 꽃망울처럼 피어오르는 잔잔한 사랑을 꿈꾸었으리라.

지금 어른들은 모두 그랬으리라.
혜성처럼 쏟아져 살갗을 스치는 바람결에도
아슴아슴 설레는 그리움에
온 밤 내 끙끙 가슴앓이를 했으리라.

누군가의 승승장구에 주눅 들지 말고
누군가의 넉넉함에 기죽지 말고
내가 내 깊이를 알아가고
내가 나를 잘 만들어가야 참 어른이 된다는 것을
아직 어른이 아닌 그때에 마음으로 고뇌했으리라.

어른이고 싶다.
어른 이전 꿈꾸었던 그 어른이 되고 싶다.
그저 속 깊고 입 무거운 그런 듬직한 어른이고 싶다.
온갖 찬란함에 흔들리지 않는......,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도영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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